전문가 칼럼

동업으로 투자한 돈, 왜 돌려받기 어려울까? (2)

지난 편에서 우리는 동업이 법적으로 ‘조합’이라는 특수한 관계이며, 단순히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동업이 깨졌을 때 법적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요? 오늘은 조합의 해산과 청산, 그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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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와 해산, 무엇이 다른가

동업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특정 조합원만 빠지는 ‘탈퇴’이고, 다른 하나는 조합 전체가 소멸하는 ‘해산’입니다.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민법 제716조 제1항이 규정하는 탈퇴는 특정 조합원이 장래를 향해 조합원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 명이 함께 사업하다가 한 명만 빠지는 경우입니다. 이때 조합 자체는 나머지 두 명에 의해 계속 유지됩니다. 탈퇴하는 사람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자기 지분을 정산받게 됩니다.

대법원은 탈퇴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민법 제716조에 의한 조합의 탈퇴라 함은 특정 조합원이 장래에 향하여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이 경우 조합 자체는 나머지 조합원에 의해 동일성을 유지하며 존속하는 것이므로 결국 탈퇴는 잔존 조합원이 동업사업을 계속 유지·존속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4다224645, 224652 판결 등 참조).

반면 민법 제720조의 해산은 조합 자체가 소멸하는 것입니다. 모든 조합원이 빠지고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경우입니다. 해산이 되면 반드시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모든 자산을 처분하고 채무를 변제한 후 남은 재산만 나누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나

조합을 해산하려면 민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부득이한 사유”입니다. 그런데 이 부득이한 사유란 무엇일까요? 대법원 판례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합니다.

“민법 제720조에 규정된 조합의 해산사유인 부득이한 사유에는 경제계의 사정변경이나 조합 재산상태의 악화 또는 영업부진 등으로 조합의 목적달성이 현저히 곤란하게 된 경우 외에 조합원 사이의 반목·불화로 인한 대립으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조합의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2다21098 판결 참조).

이 판례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사업이 망해가는 경우는 물론이고, 조합원들끼리 사이가 틀어져서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는 경우에도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 불화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라도 해산청구권이 있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서로 싸우는 사람들을 억지로 묶어둔다고 사업이 잘될 리 없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해산 청구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19 같은 외부 상황으로 인한 지속적 적자, 조합원 간 사업 방향에 대한 근본적 이견, 일방 조합원의 지속적인 투자금 반환 요구로 인한 신뢰 파괴, 사업장 임대차 종료나 인허가 취소 같은 사업 계속 불가능 사유 등입니다.

청산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조합이 해산되면 청산 절차가 시작됩니다. 많은 분들이 “해산하면 끝 아니냐”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청산이라는 복잡한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청산의 첫 단계는 청산인을 정하는 것입니다. 조합 계약에서 청산인을 미리 정해뒀다면 그 사람이 하고, 없다면 조합원 과반수 동의로 선정합니다.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청산인 선임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청산인은 조합을 대표하여 청산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갖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조합 사무를 종결하는 것입니다. 진행 중이던 계약을 마무리하고, 외상으로 받을 돈이 있으면 회수하며, 재산을 환가합니다. 환가란 쉽게 말해 팔아서 현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부동산이나 설비 같은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이죠.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 간 의견이 다시 충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기다리면 비싸게 팔 수 있다” vs “빨리 정리하자”는 식입니다.

세 번째 단계가 채무 변제입니다. 조합에 빚이 있다면 모두 갚아야 합니다. 외상값, 은행 대출, 미납 임대료, 직원 급여와 퇴직금 등 모든 채무를 변제합니다. 만약 조합 재산으로 채무를 다 갚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조합원들이 추가로 출자하거나 개인 재산으로 변제해야 합니다. 민법 제712조는 조합의 채무에 대해 조합원이 연대책임을 진다고 규정합니다.

마지막 단계가 잔여재산 분배입니다. 모든 채무를 갚고 남은 재산이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이 재산을 출자 비율 또는 계약으로 정한 비율에 따라 나눕니다. 만약 손실이 더 커서 남은 재산이 없다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청산 전에 돈을 받을 수 있나?

“청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데, 중간에 일부라도 받을 수 없나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원칙은 명확합니다. 청산이 끝나기 전에는 분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합니다. “조합이 해산된 경우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상 조합원들에게 분배할 잔여재산과 그 가액은 청산절차가 종료된 때에 확정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청산절차가 종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잔여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대법원 1995. 2. 24. 선고 94다13749 판결).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조합의 잔무로서 처리할 일이 없고 잔여재산의 분배만이 남아 있을 때에는 따로 청산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분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장은 이미 정리했고, 은행 계좌에 현금만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굳이 형식적인 청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한 조합원이 청산 전에 일부 금액을 선지급받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종 분배가 아니라 임시 지급이며, 나중에 청산이 완료되면 이미 받은 금액을 공제하고 정산합니다. 만약 선지급받은 금액이 실제 몫보다 많았다면 돌려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청산에서 자주 발생하는 분쟁

청산 과정은 이론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수많은 분쟁이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것이 “누가 얼마를 출자했는가”입니다. 처음 계약서에 적힌 출자금액과 실제로 지급한 금액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추가로 이만큼 더 넣었다”, “그건 출자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빌려준 것”이라는 식의 다툼이 생깁니다. 이런 분쟁을 예방하려면 모든 금전 거래를 명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많은 것이 “누가 얼마의 비용을 부담했는가”입니다. 한 조합원이 개인 돈으로 임대료를 대납했거나, 개인 카드로 사업 경비를 지출한 경우입니다. 이것도 청산 시 정산해야 하는데, 증빙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분명히 내가 냈는데 영수증을 못 찾겠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조합 재산과 개인 재산의 구별”도 문제입니다. 사업자 명의가 한 사람으로 되어 있으면, 그 명의의 통장과 자산이 조합 것인지 개인 것인지 구별이 모호해집니다. 특히 생활비와 사업비를 같은 통장에서 쓴 경우, 어디까지가 사업 지출인지 다투게 됩니다.

“미실현 자산의 평가” 문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장에 인테리어를 많이 했는데, 이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 장비를 구입했는데 지금 팔면 얼마를 받을 수 있는가? 이런 평가 문제로 분쟁이 생기면 감정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청산 과정에서 주의할 점

청산을 진행하면서 몇 가지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거래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청산인이 처리하는 모든 업무는 나중에 다른 조합원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산을 팔았다면 매매계약서, 채무를 갚았다면 영수증, 비용을 지출했다면 증빙을 모두 챙겨야 합니다. “말로만 정리했다”고 하면 나중에 불신과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둘째,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안 됩니다. 청산인에게 권한이 있다고 해도, 중요한 사항은 다른 조합원들과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자산을 처분할 때 가격이 적정한지, 좀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나중에 “청산인이 횡령했다”는 식의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채무 변제의 우선순위를 지켜야 합니다. 임금이나 퇴직금 같은 근로자 채권은 우선변제권이 있으므로 먼저 갚아야 합니다. 담보권이 설정된 채무도 우선합니다. 이런 순위를 무시하고 특정 채권자에게만 먼저 갚으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넷째, 청산이 길어지면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청산에는 몇 달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기간 동안 다른 조합원들과 소통이 끊기면 불신이 쌓입니다. 최소한 월 1회 정도는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

청산 과정의 분쟁을 줄이려면 동업을 시작할 때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청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두어야 합니다. “해산 시 청산인은 누구로 할 것인가”, “자산 처분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의견이 다를 때 최종 결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내용을 미리 정해두면 나중에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모든 금전 거래를 조합 명의의 계좌로 처리해야 합니다. 개인 통장을 섞어 쓰면 나중에 정산이 불가능해집니다. 조합 전용 계좌를 만들고, 모든 입출금을 그 계좌를 통해서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기적으로 장부를 정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서 서로 확인하면, 나중에 “그런 돈 쓴 적 없다”는 식의 다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세무신고를 위해서도 장부는 필수입니다.

마치며

조합의 해산과 청산은 단순히 “그만두고 돈 나누기”가 아닙니다. 법이 정한 절차를 밟아야 하고, 모든 채무를 변제한 후에야 남은 재산을 나눌 수 있습니다. 사업이 적자라면 한 푼도 못 받거나 오히려 빚을 나눠 갚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청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소통입니다. 서로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돈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큰 분쟁으로 번집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공유하며, 중요한 사항은 함께 결정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 “동업 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할 조항”, “동업 분쟁 발생 시 대응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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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승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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