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으로 투자한 돈, 왜 돌려받기 어려울까?(1)

ㅡ 조합과 대여, 결정적인 차이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 그만두려고 합니다.

제가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런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질문자는 대부분 “당연히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상담실에 오십니다. 그러나 법률적 현실은 다릅니다. 동업은 법률적으로 ‘조합’이라는 특수한 계약관계이며, 일반적인 금전거래와는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돌려받기는커녕 예상치 못한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동업은 민법상 ‘조합’입니다

민법 제703조는 조합을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각 조합원이 금전이나 물건, 심지어 노무를 제공하는 ‘상호출자’,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공동사업 경영’, 그리고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나누기로 하는 ‘이익 분배 약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혼동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돈을 줬다고 해서 모두 ‘대여’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전소비대차는 채권-채무 관계로서, 약정한 시기에 원금과 이자를 반환받을 수 있고 사업이 망해도 갚아야 합니다. 반면 조합 출자는 조합원 지위를 갖는 것으로, 청산 후 잔여재산을 분배받으며 손실이 나면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명확히 합니다. “동업계약과 같은 조합계약에 있어서는 조합의 해산청구를 하거나 조합으로부터 탈퇴를 하거나 또는 다른 조합원을 제명할 수 있을 뿐이지 일반계약에 있어서처럼 조합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고 상대방에게 그로 인한 원상회복의 의무를 부담지울 수는 없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3다29714 판결). 조합 관계가 인정되면 “내 돈 돌려줘”라는 청구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은 형식보다 실질을 봅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조합인지 대여인지를 판단할까요? 계약서 제목이 “대여금 계약서”라고 해서 무조건 대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실질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조합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복수의 당사자가 각각 일정 금액을 출자하고 출자 비율이 명시되어 있으며, “지분 30%”, “투자금”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면 조합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또한 주요 사항을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정기적인 회의 체계가 있고, 이익 분배 비율이 명시되어 있으며, 실제로 공동 명의 계좌를 사용하거나 정기적으로 수익을 배분했다면 조합 관계로 인정받기 쉽습니다.

반대로 대여로 인정받으려면 차용증이나 명확한 대여 약정이 있어야 하고, “빌려준다”, “갚는다”는 명시적 표현과 함께 구체적인 변제기와 이자 약정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1년 후 원금 반환”, “월 얼마씩 상환” 같은 고정적 반환 약정이 있어야 하며, 돈 받은 사람만 단독으로 운영하고 의사결정 권한이나 손익 정보 공유가 없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중간 지대입니다. “사업 잘되면 나눠주기로 했어요”라는 말만으로는 조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손실도 함께 부담하기로 했는가입니다. “명의만 빌려주고 월급 받기로 했어요”라는 경우, 명의대여는 불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고용 관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정 급여를 받기로 했다면 조합원이라기보다 직원에 가깝습니다.

“돌려주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합 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상대방이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는데요?”라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민사소송에서 약정의 존재를 주장하는 쪽이 입증 책임을 집니다.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원고가 그 약속이 실제로 있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입증에 실패하는 전형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돈 돌려주겠다”, “나중에 정리하면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같은 막연한 표현이나, “사업 정리되면 드릴게요”, “팔리면 드릴게요” 같은 조건부 발언, 또는 “걱정 마세요”, “책임지겠습니다” 같은 위로 차원의 발언만으로는 법적 구속력 있는 약정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입증에 성공할 수 있는 경우는 “2024년 12월 31일까지 5천만 원을 OO은행 계좌로 송금하겠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약정이 있거나, 각서나 약정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같은 명확한 서면 증거가 있거나, 공증이나 증인 앞에서의 약정이 있을 때입니다.

설령 약정이 입증되더라도 조합 관계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조합 관계가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개별 조합원은 출자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데, “특정 시점까지 출자금을 반환하겠다”는 약정은 이 원칙과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상 법원은 명백하고 구체적인 약정만 인정하며, 조합 청산 과정의 임시 지급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고, 조합 법리를 우선 적용합니다.

시작부터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동업 분쟁의 대부분은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시작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동업(조합)과 대여는 완전히 다릅니다. 조합은 투자이고 대여는 빚입니다. 조합 관계에서는 출자금을 무조건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돌려주겠다”는 말을 백 번 들어도 각서 한 장만 못합니다. 모든 중요한 약정은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함께 시작할 때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지만, 정리할 때는 냉정한 법 원칙이 적용됩니다. 그 원칙을 처음부터 이해하고 시작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조합의 해산과 청산 절차, 그리고 동업이 깨졌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