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해주거나, 반대로 남의 명의를 빌려 사업을 운영한 적이 있으신가요?
세무조사가 들어오면 납부한 세금은 누구 것이 될까요?

실제로 이 문제를 두고 분쟁이 벌어졌고, 대법원이 2026년 1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명의대여 종합소득세 이중과세 문제에서
명의를 빌려준 쪽과 빌린 쪽, 각자 받아든 결론이 달랐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두50681 판결

명의대여자의 기납부세액을 실제사업자 체납세액에 충당한 사건

근로자인 A씨가 실제사업자 B씨를 위해 사업자등록 명의를 대여한 뒤,
수년간 사업소득 명목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는데,
세무조사 이후 그 기납부세액이 B씨 체납세액에 충당되고 A씨에게 근로소득세가 별도 부과된 사건

A씨는 성형외과의원에서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였습니다.

의원을 실제로 개설·운영하는 B씨의 요청으로, A씨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해줬습니다.

이후 수년간 A씨 명의로 사업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신고·납부됐습니다.

납부 자금은 B씨가 부담했습니다.

세무당국이 B씨를 조사해 “의원의 실제 사업주는 B씨”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과세관청은 A씨 명의로 납부된 세금을 B씨의 기납부세액으로 전환해,
B씨의 체납세액에 충당했습니다.

그리고 A씨에게는 근로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별도로 경정·고지했습니다.

핵심 질문은 하나입니다

“A씨 이름으로 납부된 세금은 A씨의 납세의무를 소멸시키는가,
아니면 실질적으로 돈을 댄 B씨의 세금으로 봐야 하는가?”

과세관청은 납부 자금도 B씨가 부담했고,
세금의 실질도 B씨 사업소득에 관한 것이므로,
B씨의 기납부세액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봤습니다.

A씨는 자기 이름으로 납부된 이상 자신의 납세의무가 소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 판단: 납부 효과는 명의자에게 귀속된다

1
종합소득세는 소득 종류와 무관하게 하나의 세목 종합소득세는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기타소득을 모두 합산해 내는 단일 세금입니다.
소득 종류를 잘못 구분해 신고했더라도, 납부의 효력은 그 납세자의 종합소득세 전체에 미칩니다.
A씨가 사업소득으로 잘못 신고했더라도, A씨 명의로 납부된 세금은 A씨의 근로소득세에도 효력이 생깁니다.
2
납부 자금을 누가 댔느냐는 상관없다 B씨가 실제로 돈을 부담했다는 사실도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납부행위가 A씨 명의로 이루어진 이상, 납부의 법률효과는 A씨에게 귀속됩니다.
B씨가 A씨 명의로 세금을 대납한 것은 두 사람 사이의 민사적 채권채무 관계의 문제일 뿐,
세법상 납부 효과의 귀속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3
A씨에 대한 재부과처분은 무효 A씨의 납세의무는 이미 기납부세액으로 전부 소멸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A씨에게 다시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납세의무 없는 사람에게 한 것이어서 하자가 중대·명백한 무효처분입니다.

B씨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자금을 부담한 B씨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자신이 낸 돈이 A씨의 납세의무 소멸에만 쓰이고,
정작 자신의 체납세액에는 충당되지 않았으니까요.

이와 관련해 2019년 국세기본법 개정 시 제51조 제11항이 신설됐습니다.
명의대여자에 대한 과세를 취소하고 실제사업자를 납세의무자로 할 때,
실제사업자가 납부한 것으로 확인된 금액을 실제사업자의 기납부세액으로 공제하고
남은 금액은 환급한다는 내용입니다.
B씨 같은 실제사업주를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조항이 기존 법리를 바꾸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이미 2015년과 2019년 판결을 통해, 사업명의자 명의로 납부된 세금의 효과는
납부자금을 누가 부담했는지와 무관하게 명의자에게 귀속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212639 판결

사업명의자 명의 납부세액의 환급청구권자

“사업명의자에 대한 과세처분에 대하여 실제사업자가 사업명의자 명의로 직접 납부행위를 하였거나 납부자금을 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납부의 법률효과는 과세처분의 상대방인 사업명의자에게 귀속될 뿐이며, 실제사업자와 과세관청의 법률관계에서 실제사업자가 세액을 납부한 효과가 발생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8두34848 판결

소득 구분을 잘못 신고한 경우 납부 효과

“종합소득금액이 있는 거주자가 법정신고기한 내에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한 경우에는, 설령 종합소득의 구분과 금액을 잘못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신고로 볼 수는 없다. 갑의 기납부세액 납부의 법률효과는 갑에게 귀속되고, 실제사업자인 을이 갑 명의로 직접 납부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2026년 판결은 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2019년 신설된 제51조 제11항이
이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위 조항은 어디까지나 환급이 문제 되는 상황에서만 적용될 뿐,
납부한 금액이 이미 명의대여자의 세금에 충당되어 소멸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황 제51조 제11항 적용
명의대여자에게 다른 종합소득이 없어
기납부세액 환급이 문제 되는 경우
적용 가능
명의대여자에게 다른 종합소득이 있어
기납부세액이 납세의무 소멸에 전부 사용된 경우
적용 불가

이 사건은 후자에 해당했습니다.

A씨의 기납부세액이 A씨의 납세의무를 완전히 소멸시킨 이상,
환급 자체가 발생하지 않고 위 조항을 근거로 세액을 B씨 쪽으로 전환할 수 없습니다.

B씨는 자신이 부담한 납부자금에 대해 A씨에게 민사상 구상을 청구하거나
별도의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양쪽 결과를 정리하면

구분 명의대여자 A씨 실제사업주 B씨
납부 효과 기납부세액으로 납세의무 소멸 자금 부담했음에도 충당 불가
재부과처분 무효 체납세액 별도 납부 필요
민사 관계 B씨 구상 청구 가능성 남음 A씨에게 대납금 반환 청구 가능성
이 판결이 중요한 이유

이번 판결은 어느 한쪽의 완전한 승리가 아닙니다.
명의대여자는 이중과세를 피했지만,
실제사업주는 자신이 부담한 납부자금이 자신의 세금에 충당되지 않는 결과를 안게 됐습니다.

명의대여 구조는 세금 문제에 더해 의료법·형사법상 위험도 동반하며,
관계가 틀어지면 민사 분쟁으로도 이어집니다.

내 상황은 어느 쪽인가요

이미 이런 구조에 연루되어 세무조사나 부과처분을 받은 상황이라면,
명의대여자와 실제사업주 각자의 입장에서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 사항을 먼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명의대여자에게 다른 종합소득이 있는지
  • 기납부세액의 규모와 재부과 고지 금액이 어떻게 되는지
  • 실제사업주가 납부자금을 부담했다는 증빙이 있는지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두50681 판결을 바탕으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법률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