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법률 칼럼] 분양 현장의 ‘비공식 약속’, 대리권의 법적 외관과 판단 기준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이어지며 대전, 세종 등 충청 지역 분양 현장에서 부동산 분양계약 해제와 관련한 법적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분양대행사 직원이 시행사의 명시적 동의 없이 수분양자에게 제공한 ‘확약서’나 ‘특약 사항’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은 시행사와 수분양자 모두에게 중대한 법적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분양 홍보관에서 대행사 직원이 써준 서류이니 시행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법원은 이러한 대리 행위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매우 엄격하고 신중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대리권의 유무와 관련하여 재판부가 주목하는 법리적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1. 표현대리의 성립과 ‘정당한 이유’의 실질적 의미

민법 제126조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관하여,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이 그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분양 거래에서 수분양자들은 흔히 분양 홍보관이라는 장소적 특성이나 시행사 명칭이 기재된 명함 등을 ‘정당한 이유’의 근거로 제시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히 외형적인 명칭 사용이나 장소적 요건만으로 대리권의 존재를 당연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서라는 공식적인 문서에 의해 권리관계가 확정되는 것이 통상적이며, 거액의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거래 당사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주의의무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2. 거래의 이례성과 수분양자의 확인 의무

법원이 대리권의 외관을 신뢰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해당 약속의 내용이 거래 관념상 이례적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시행사의 수익 구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약금 없는 계약 해제권’이나 ‘확정 수익 보장’과 같은 파격적인 조건은 통상적인 분양대행사의 권한 밖의 일로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분양 계약의 범위를 벗어나는 특약이 체결될 경우, 법원은 수분양자가 시행사의 공식 인감 증명이나 본사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정당한 이유’를 부정하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즉, 약속의 내용이 파격적일수록 수분양자가 기울여야 할 확인 의무의 수위도 높아진다는 취지입니다.

3. 분쟁 예방을 위한 실무적인 고찰

부동산 분쟁은 사후적인 수습보다 초기 단계에서의 법리적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무상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이 필요합니다.

  • 시행사 및 분양 사업자: 분양대행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공식 계약서 외의 어떠한 개별 약속도 본사를 기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계약 문서상에 명시적으로 고지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의미합니다. 또한 분양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행사 직원의 일탈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됩니다.
  • 수분양자 및 고객: 분양 직원의 설명이나 개별적인 확약은 반드시 본 계약서의 특약사항으로 포함되는지, 혹은 시행사의 법인인감이 날인된 공식 문서인지를 대조해 보아야 합니다. 공식적인 절차를 우회하는 약속은 추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으며: 법리적 정밀함이 자산을 지키는 방패입니다

부동산 분양계약 해제와 관련된 대리권 분쟁은 사실관계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재판부가 수분양자의 과실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만큼, 사건 초기부터 판례의 경향을 정확히 읽어내는 법리적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법무법인 윈은 대전과 세종 지역의 다양한 부동산 소송을 수행하며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복잡한 법적 갈등의 입구에서 신중한 판단과 전문가의 조력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정보 ] 이종오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윈

  • 前 대전지방법원 판사
  • 사법시험 제47회(사법연수원 37기)
  • 부동산 분쟁 및 시행사 법률 자문 전문
  • 대리권 및 계약해제 관련 다수 소송 수행

📍 오시는 길: 대전 서구 둔산중로 74, 1004호 (둔산동 인곡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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