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의 양형분석
– 선고유예를 받는 것이 가능할까
1. 들어가며
대부분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무죄 판단에 있어 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2)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3) 촬영자의 의도와 4)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5)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6)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7)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그러나 위와 같은 기준은 주관적 감정이 개입된 추상적인 것이어서 규범적 해석이 법관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최근 판례를 살펴볼 때, 점점 더 유죄의 범위가 넓어지는 쪽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죄주장시 양형상의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실무이므로, 이미 기소가 이루어진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는 무죄주장을 포기하고 양형상 주장으로 선처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때가 많습니다.
특히 공무원, 공기업 직원 및 기타 회사 내규를 통해 성범죄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선고될 경우 직업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최근 100만 원 미만의 벌금이 선고된 판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선고유예’의 선처에 희망을 가져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일정 요건 아래 형을 ‘선고하지 않고’ 유예해 두었다가, 기간을 무사히 지나면 법적으로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는 제도입니다.
아래에서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이 카메라등이용촬영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확인된 선고유예 사례들을 기준으로 어떤 양형사유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2. 대법원 양형기준
대법원에서 제공하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2025년 양형기준은 다음 표와 같습니다.
| 유형 | 구분 | 감경 | 기본 | 가중 |
|---|---|---|---|---|
| 1 | 촬영 | 4월 – 10월 | 8월 – 2년 | 1년 – 3년 |
| 2 | 반포 등 | 4월 – 1년4월 | 1년 – 2년6월 | 1년6월 – 4년 |
| 3 | 영리 목적 반포 등 | 1년6월 – 4년 | 2년6월 – 6년 | 4년 – 8년 |
| 4 | 소지 등 | – 8월 | 6월 – 1년 | 10월 – 2년 |
3. 선고유예가 선고된 사례
아래는 실제 선고유예가 선고된 카메라등이용촬영(및 제공·반포) 사건들의 양형 이유를 토대로, 어떤 사유를 주요한 양형기준으로 삼았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3.1 촬영 횟수·내용이 경미한 경우
촬영 자체가 1회 또는 단발이고, 촬영물의 내용이 법원이 보기에도 “심각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나 “노출의 정도가 심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를 선고유예의 양형 이유로 삼은 사례가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5. 5. 8. 선고 2024고단1152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2고단170 판결)
3.2 “전송(제공)·반포”가 있어도, ‘범위·파급’이 작으면 선고유예 여지가 남음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선고유예 사례들 중에는 촬영한 사진을 타인에게 제공/전송한 경우에도 선고유예가 선고된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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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물을 피해자의 지인 1명에게 전송(제공)했지만, “다수인에게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선고유예를 한 사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2고단170 판결) -
촬영물을 10명 단체 채팅방에 전송(반포)한 사건에서도, 변론 종결 이후 합의·처벌불원 및 촬영물 내용의 경미성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선고유예가 선고된 사례도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5. 5. 8. 선고 2024고단1152 판결)
(1) 불특정 다수 게시가 아니라 제한된 범위인지,
(2) 내용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지,
(3) 피해회복이 되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3 합의·처벌불원
선고유예 사례들에서 가장 중시되는 것으로 보이는 양형요소는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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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범, 깊이 뉘우침,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처벌불원”을 근거로 선고유예를 명시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4. 선고 2014고단3398 판결) -
피해자 3명에게 각 300만 원 지급 후 합의·처벌불원을 근거로 선고유예를 설시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23. 7. 12. 선고 2023고단129 판결)
3.4 공탁은 ‘보조재료’이고, 합의의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신원을 알 수 없거나, 피해자의 신원을 알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합의 등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경우 공탁을 고려할 수 밖에 없으나, 실무적으로 공탁은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정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고 이를 합의에 준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 경향입니다.
선고유예가 선고된 모든 사건에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탁과 함께 여러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3.5 초범, 반성, 재범위험 낮음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양형사유입니다.
선고유예 사례들은 대부분 초범 또는 형사처벌 전력 없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핵심 사유로 적시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4. 선고 2014고단3398 판결,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5. 5. 8. 선고 2024고단1152 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1. 13. 선고 2025고정665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4. 13. 선고 2022고단170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7. 12. 선고 2023고단129 판결)
특히 “피해자 얼굴이 드러나지 않음”, “특이한 성적취향 발현으로 보이지 않아 재범위험성 낮음” 같은 표현으로 재범 위험을 낮게 평가한 점이 눈에 띕니다.
(대전지방법원 2025. 11. 13. 선고 2025고정665 판결)
4. 정리
개인적인 생각으로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촬영의 맥락’입니다.
어떤 이유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며 그러한 촬영의 맥락에 따라서는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사례들은 대부분 그 맥락에 있어 선처의 요소가 이미 존재하는 사건들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양형요소가 존재하는 경우보다는 여러 양형요소가 중첩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건에서도 법관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한 번의 기회를 주어도 괜찮을 것인가’ 입니다.
물론 객관적인 견지에서 판결이 미칠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합니다.
통례를 어긋나는 선처는 사회적 경각심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고유예는 죄를 지었음에도 형 선고를 유예하는 매우 큰 선처입니다.
따라서 심도 있는 상담과 대화를 통해, 이 사건과 피고인이 특별한 선처를 받아야만 할 이유가 있다는 사정을 찾아내고 재판부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